[기고] 우리 꽃을 관광자원으로

입력 2015-06-08 07:02  

초록빛이 짙어가는 여름 초입, 산책길에서 만나는 작은 꽃들이 반갑다. 유심히 들여다볼수록 저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우리 야생화는 작고 수수하지만, 생명력이 강해 올곧고 야문 느낌이다. 야생화의 이름과 유래들도 알아갈수록 재미있다. 깽깽이풀은 개미에 의한 번식을 하다 보니 깽깽이(깨금발)로 뛰어간 것처럼 띄엄띄엄 자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꽃대가 구부정하고 열매의 하얀 솜털이 할머니의 머리를 닮은 할미꽃, 청사초롱을 닮은 초롱꽃 등 꽃에 담긴 스토리는 알아갈수록 정겹다.

국가표준식물목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국내에는 자생식물 4172종과 귀화식물 321종 등 약 4500종에 달하는 야생화가 자라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2차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는 우리 야생화를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관광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야생화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와 산림청, 자연공원의 주무부처인 환경부 등이 머리를 맞댄 가운데 야생화 자생지 명소 선정, 야생화를 활용한 농·산촌마을 경관 가꾸기, 고부가가치 상품화 기술개발·연구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사소하다고 여겼던 우리 것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조금만 다듬으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음을 모두가 공감한 시간이었다.

청와대 사랑채에서 오는 8월까지 열리는 ‘야생화 특별전시회’도 이런 맥락에서 기획됐다. 외국인 관광객 65만명을 포함해 연간 89만명이 방문하는 청와대

사랑채에서 우리 꽃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그 매력을 소개하자는 것이다. 식용, 약용, 관상용으로 오랜 시간 선조들의 삶과 함께해온 야생화의 이모저모를 선보이는 이 전시회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사랑채 앞뜰에 만들어진 작은 정원이다. 정원은 설악산을 본떠 만든 석가산(石假山)과 꽃차 화단, 나물 화단, 한약방을 떠올리게 하는 약초화단으로 다양하게 꾸며 놓아 관람객의 발길을 저절로 멈추게 한다. 실내에서는 압화, 세밀화, 민화 등 꽃을 이용한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한편 전국의 지역별 대표 꽃과 가볼 만한 야생화 명소, 인근의 관광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땅에 이렇게 멋진 꽃이 많이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면서 한번쯤 야생화 명소를 찾아가 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이처럼 다양한 매력을 지닌 우리 꽃을 더 많은 이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문체부는 올해부터 야생화 관광자원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야생화 군락지나 탐방로를 관광지로 조성하거나 기존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야생화 단지를 조성하고, 좀 더 유익한 관광을 위해 전문해설사를 양성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에도 ‘지도 한 장 들고 떠나는 야생화 여행’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 꽃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하루만 시간을 내서 도시를 벗어나면 전국 방방곡곡에 피어있는 우리 꽃들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녹음(綠陰) 속에서 그 아름다움을 더욱 빛낼 우리 꽃을 찾아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김종덕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한경스타워즈] 1위 누적수익률 100% 돌파, 참가자 전체 누적수익률은 40% 육박
[이슈] 30대 전업투자자 '20억원' 수익 낸 사연...그 비법을 들어봤더니
[특집_가계부채줄이기] '그림의떡' 안심전환대출 포기자들, 주택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비교로 '반색'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